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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율 36%로 추락, 속을 들여다보면 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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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율 36%로 추락, 속을 들여다보면 더 심각하다

백악관을 식은땀 나게 할 숫자가 나왔다. 36퍼센트. 3월 20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다. 2025년 1월 재취임 이후 최저치이며, 불과 일주일 전보다 4%포인트나 떨어졌다. 그런데 세부 항목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해진다.

전체 지지율도 나쁘지만, 경제 지지율은 역대급이다

전체 지지율 36%, 반대율 62%도 충분히 나쁘다. 하지만 행정부에 진짜 타격이 되는 건 경제 평가다. 트럼프의 경제 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는 29퍼센트에 불과했다. 이건 두 번째 임기 최저치일 뿐만 아니라, 1기와 2기를 통틀어 가장 낮은 경제 지지율이다. 심지어 같은 질문에 대한 바이든 전 대통령의 최저 기록마저 밑돌았다.

생각해 보자. 트럼프는 2024년 대선을 경제에 대한 신뢰로 이겼다. 인플레이션을 잡겠다, 물가를 낮추겠다,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게 핵심 공약이었다. 재취임 18개월이 지난 지금, 미국인 열 명 중 세 명도 안 되는 사람만이 그가 자신을 백악관으로 돌려보낸 바로 그 이슈를 잘 처리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기름값이 모든 걸 망치고 있다

수치가 폭락한 이유는 명확하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이란 전쟁이 유가를 하늘 높이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고, 이로 인해 브렌트유는 불과 2주 만에 배럴당 약 67달러에서 100달러 이상으로 폭등했다.

주유소에서 미국인들은 그 충격을 고스란히 체감하고 있다. 3월 중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88달러로, 한 달 전 2.93달러에서 거의 1달러나 올랐다. 미국 운전자들이 매일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이 약 3억 달러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갤런당 5.62달러에 육박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클라호마에서도 3.24달러까지 올랐다.

일주일에 두 번 주유하는데 가격이 계속 오르면, 여론조사 결과를 보지 않아도 뭔가 잘못됐다는 걸 체감한다. 지갑에서 직접 느끼니까, 책임 소재도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공화당 지지층에도 균열이 보인다

백악관 입장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공화당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의 전반적인 지지가 아직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공화당 지지자 중 약 5명 중 1명이 직무수행에 부정적인데, 일주일 전 7명 중 1명에서 소폭 악화된 수준이다. 아직은 어느 정도 견고한 당파적 지지 기반이 남아 있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의 생활비 관련 수치를 보면 균열이 뚜렷하다. 트럼프의 생활비 대응에 대한 공화당 지지자의 긍정 평가가 단 일주일 만에 34퍼센트에서 27퍼센트로 떨어졌다. 자기 지지자들 사이에서, 그것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에서 7%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동시에 트럼프가 국제 문제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느끼는 공화당원 비율은 19%에서 29%로 올랐다.

이건 민주당 지지자들의 항의 표가 아니다. 공화당 유권자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이 장보기와 주유 문제에서 실망스럽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 전쟁이 결집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과거 분쟁에서 미국 대통령은 보통 "국기 아래 결집" 효과를 누렸다. 2003년 이라크 침공 때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등했다. 비인기 대통령도 해외에 군대를 보내면 대체로 반등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트럼프는 정반대 상황에 놓여 있다.

응답자의 46퍼센트는 이란 전쟁이 장기적으로 미국을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는 응답은 26%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별 영향이 없을 거라고 봤다. 전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중동 전역에서 공습이 계속되고,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타격하고, 82공수사단 2,000명이 추가 배치되고 있지만, 최고사령관에 대한 지지가 결집되기는커녕 오히려 끌어내리고 있다. 경제적 여파가 너무나 눈에 보이고 즉각적이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추상적인 지정학 개념이 아니다. 주유소 전광판의 숫자가 계속 바뀌는 바로 그 이유다.

2024년의 위임이 증발하고 있다

이번 수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트럼프 정치 정체성의 토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무엇보다 강조한 건 경제와 국경 안보, 이 두 가지였다. 경제는 바이든과 차별화되는 최대 강점이어야 했다. 유권자들은 물가를 잡아달라는 분명한 위임을 줬다.

지금 미국인의 63%가 경제 상황을 "다소 나쁘다" 또는 "매우 나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중 공화당 지지자가 40%, 무당파가 66%, 민주당 지지자가 84%다. 생활비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인플레이션과 고물가 해소를 약속한 대통령에게 이 수치는 핵심 공약에 대한 직접적인 거부다. 이민 정책이나 무역전쟁은 효과가 체감되기까지 수개월, 수년이 걸리지만, 기름값은 고속도로변 거대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루비오가 프랑스로 향하지만, 동맹국들은 냉담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번 주 프랑스 베르사유 인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다. 공식 목표는 "핵심 미국 이익 증진"과 "공동 안보 우려 논의"다. 실제 의제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에게 이란 작전을 지지하거나, 최소한 비판을 중단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른 주요 7개국은 이란 군사작전에 기껏해야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유럽 각국은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자체 에너지 가격 충격에 시달리고 있고, 공습 시작 전 협의를 받은 나라는 한 곳도 없다. 2월 28일 전쟁 개시 이후 루비오의 첫 해외 방문이 될 이번 출장에서 그는 이 분쟁의 출구 전략에 심각한 의문을 품고 있는 외교관들과 마주해야 한다.

앞으로 주목할 포인트

향후 몇 주가 결정적이다. 이란은 트럼프의 15개 조항 휴전 제안을 거부하고, 전쟁 배상금, 호르무즈 해협 주권, 향후 공격 금지 보장 등을 요구하는 역제안을 내놓았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막대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기름값은 계속 오르고 트럼프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질 것이다.

공화당 내부 여론을 주시해야 한다.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생활비 불만이 계속 커지면, 이건 단순한 여론조사 문제가 아니라 중간선거 문제가 된다. 2026년 중간선거가 불과 8개월 앞으로 다가왔고, 경합 지역 공화당 후보들은 이미 행정부의 이란 정책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같은 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까지 위협하기 시작하면, 워싱턴의 정치적 계산은 아주 빠르게 바뀔 수 있다.

참고자료

  1. Trump approval sinks to 36 percent in Reuters/Ipsos poll amid gas price spike, Iran war - The Hill
  2. Trump's Approval Hits New 36% Low as Fuel Prices Surge Amid Iran War - U.S. News
  3. Trump Economic Approval Rating Drops Below Biden's All-Time Low - Newsweek
  4. Why the latest polls on Trump's approval rating are especially brutal for the White House - MSNBC
  5. Trump's approval rating slides to lowest point of second term - The 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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