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항에 이민단속국 투입 선언: 국토안보부 셧다운 35일째의 혼란

요즘 미국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본 사람이라면 뭔가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걸 체감했을 것이다. 터미널 전체를 감싸는 긴 줄, 3시간짜리 보안 검색 대기, 그리고 가방을 검사하는 직원들은 몇 주째 월급을 못 받고 있다. 국토안보부 셧다운이 35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상황이 한층 더 기이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토요일 밤 소셜미디어를 통해 월요일부터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을 공항 보안 검색대에 투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난 10년 중 가장 황당한 정부 대치극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국토안보부 셧다운은 2월 14일 의회가 해당 부서의 예산안 통과에 실패하면서 시작됐다. 벌써 5주 전 일이다. 교착 상태의 핵심은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이민 단속 개혁을 둘러싼 격렬한 대립에 있다. 올해 초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단속국 요원들이 관련된 치명적 총격 사건이 두 건 발생하자, 민주당은 기관 예산 지원 전에 반드시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과 백악관은 아무런 조건 없는 단순 예산안 통과를 원한다.
그 결과는? 국경 보안, 공항 검색, 재난 대응 등을 총괄하는 약 26만 명 규모의 거대 부서가 거의 기력이 다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공항 보안 요원 같은 필수 인력은 계속 출근해야 하지만, 월급 없이 일하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정상 급여를 받은 게 2주도 더 됐다.
보안요원 이탈이 심각하다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셧다운 이후 366명의 보안 요원이 퇴직했다. 전국 결근율은 6일 연속 9%를 넘겼고, 월요일에는 역대 최고인 **10.22%**를 기록했다. 이건 전국 평균이다.
개별 공항은 훨씬 심각하다. 휴스턴 호비 국제공항에서는 3월 중순 어느 날 예정 인력의 무려 55%가 결근했다.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는 이번 주 초 검색 요원의 3분의 1 이상이 출근하지 않았다. 총 약 6만 1천 명의 보안 요원이 다음 월급이 언제 나올지 모른 채 일하고 있는 셈이다.
대기 시간은 당연히 폭발적으로 늘었다. 휴스턴 호비공항은 3시간 이상 줄을 선 사례가 나왔다. 애틀랜타와 뉴올리언스에서는 2시간 대기가 일상이 됐다. 일부 공항은 국내선임에도 출발 3시간 전 도착을 권고하고 있는데, 원래 국제선이나 해당되던 수준이다.
트럼프의 이민단속국 카드
이 혼란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토요일 저녁 소셜미디어에 폭탄을 투하했다. "이민단속국은 월요일에 투입할 준비가 됐다"고 선언하며, 민주당이 즉시 국토안보부 예산에 합의하지 않으면 이민 단속 요원들을 공항 보안에 배치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그는 이를 보안 인력 부족 해소와 불법 체류자 단속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안으로 포장했고, 이민단속국 요원들이 검문 과정에서 불법 체류자를 체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아이디어는 법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의문투성이다. 보안 요원은 공항 검색에 특화된 훈련을 받는다. 이민단속국 요원은 이민 단속 훈련을 받지, 엑스레이 장비나 몸수색 교육을 받는 게 아니다. 보안 전문가들은 하나를 다른 것으로 바꿔치기하는 건 현실성이 없다고 즉시 지적했다. 하지만 정치적 메시지 전달 효과는 확실했다. 트럼프는 공항 혼란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면서 자신은 행동하는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머스크의 깜짝 등장
2026년의 위기에 머스크가 빠지면 섭섭하다. 이 억만장자는 토요일에 셧다운 기간 동안 보안 요원 급여를 자기가 직접 내겠다고 제안했다. 인원 수 기준으로 계산하면 주당 약 4천만 달러, 세계 최고 부자에게는 푼돈이지만 법적으로는 엄청난 골칫거리다. 민간인이 연방 공무원 급여를 대신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 윤리 전문 변호사들이 즉시 문제를 제기했다.
그래도 머스크가 원하는 헤드라인은 정확히 만들어졌다. 동시에 이 대치가 얼마나 초현실적인 상황까지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정부가 자국 공항 보안 요원 월급도 못 주는데, 테슬라 대표가 대신 내주겠다고 나서는 형국이니 말이다.
상원은 또 실패했다
한편 입법 경로는 암담하기만 하다. 상원은 금요일 최신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투표했지만, 셧다운 이후 다섯 번째로 60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종 표결 결과는 찬성 47, 반대 37이었다.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 존 튠은 3월 27일 시작 예정인 2주간의 부활절 휴회를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합의가 안 되면 상원의원들을 워싱턴에 붙잡아 두겠다는 것이다. 강력한 압박처럼 들리지만, 다섯 번이나 실패한 투표를 보면 양측이 타협점에 근접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양측이 원하는 것
핵심 갈등은 5주 동안 변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예산안에 이민단속국 개혁 조치를 포함시키길 원한다. 요구 사항에는 요원의 바디캠 착용, 사법 영장 요건, 단속 중 신원 공개 의무 등이 포함된다. 이는 미니애폴리스 총격 사건에서 알렉스 프레티와 르네 굿이 사망하면서 촉발된 전국적 분노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공화당과 백악관은 이런 조건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정책 부대조건으로 국토 안보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예산안은 조건 없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경 책임자 톰 호만이 목요일 초당파 상원의원 그룹과 만났는데, 앨라배마주 공화당 케이티 브릿 의원에 따르면 6주 만에 처음 이뤄진 실질적 대면 협상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상원 세출위원회 부위원장 패티 머레이 의원은 솔직하게 말했다. "우리는 아직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
봄방학 시즌이 다가온다
앞으로 며칠이 왜 결정적인지는 이렇다. 봄방학 여행 시즌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보안 검색 기관은 통상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여객 수가 크게 급증한다. 현재 여행객 수로도 검색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봄방학 급증이 겹치면 시스템이 한계를 넘을 수 있다.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인력 이탈이 계속되면 일부 공항에서 특정 보안 검색대를 완전히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건 허풍이 아니다. 한 공항에서 근무 인력의 절반 이상이 결근하면 모든 통로를 열어둘 수가 없다. 그 결과는 더 긴 대기, 탑승 불발, 그리고 항공사들이 운영상 불안정하다고 판단하는 공항 노선을 아예 취소하는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주목할 포인트
향후 며칠간의 향방을 결정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트럼프가 실제로 이민단속국 배치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지다. 월요일 아침 공항 검색대에 이민 단속 요원이 나타나면 즉시 법적, 정치적 대폭풍이 몰아칠 것이다. 둘째, 3월 27일 상원 휴회 마감일을 주목해야 한다. 튠 원내대표가 휴회를 취소하면 양당 모두에 실질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의원들이 그냥 2주간 흩어지면 셧다운은 50일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셋째, 보안 요원 이탈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급여 없는 날이 하루하루 쌓일수록 더 많은 요원이 퇴직을 선택하게 되고, 대부분의 셧다운과 달리 이번엔 해결 시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국토안보부 셧다운은 정치적 대치에서 실질적 공공 안전 위기로 변해가고 있다. 관료들이 빈 사무실에서 서류를 뒤적이는 건 한 가지 문제고, 공항을 안전하게 지키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참고자료
- Trump threatens to deploy ICE agents to airports if DHS shutdown doesn't end - CNBC
- Senate fails to advance DHS funding bill for 5th time - CBS News
- TSA workers go unpaid as unpredictable wait times mount - CNN
- DHS shutdown stretches to 35 days as Democrats block funding bill - The Hill
- Musk offers to pay TSA salaries, as Trump floats ICE at airports - Ax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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