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소라 전격 폐지로 디즈니 1조 원 딜까지 날려버렸다

디즈니 임원이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10억 달러짜리 AI 영상 파트너십 회의를 막 마쳤는데, 30분 후에 프로젝트 전체가 없던 일이 됐다는 통보를 받는다. 가정이 아니라 실제로 월요일 밤에 일어난 일이다. OpenAI가 소라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벌어진 사태다.
앱스토어 1위에서 서비스 종료까지
소라가 2025년 9월 출시됐을 때, AI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제품이었다. 독립형 영상 생성 앱은 아이폰 앱스토어 1위에 올랐고, 초기 두 달 만에 33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데모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실사 같은 도시 풍경, 영화 같은 카메라 워크, 소름끼칠 정도로 사실적인 캐릭터가 텍스트 한 줄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열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6년 2월이 되자 다운로드는 110만으로 급락했다. 석 달 만에 3분의 2가 사라진 셈이다. 전체 누적 매출은 고작 210만 달러. 현재 7,300억 달러 기업가치를 추구하며 컴퓨팅 자원을 미친 듯이 태우고 있는 회사에게는 반올림 오차 수준이다.
아무도 말하고 싶지 않았던 GPU 문제
핵심은 이거다. 고품질 AI 영상을 생성하려면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소라 영상 하나를 만드는 데 엄청난 양의 GPU 파워가 필요한데, 그 GPU는 ChatGPT, 기업용 제품, 그리고 차기 프론티어 모델 "스퍼드" 개발에도 똑같이 필요한 자원이다.
지난 11월, 소라 팀의 책임자는 공개적으로 회사의 GPU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인정했다. OpenAI는 사용자당 영상 생성 횟수를 제한하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제품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가장 멋진 기능이 동시에 가장 큰 병목이 되면, 결국 뭔가를 포기해야 한다.
OpenAI의 공식 입장은 외교적이었다. "소라의 소비자 앱과 API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컴퓨팅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소라 연구팀은 실제 물리적 과제를 해결하는 로보틱스를 발전시키기 위한 세계 시뮬레이션 연구에 집중할 것입니다." 직역하면: 돈 되는 곳에 GPU를 돌리겠다는 뜻이다.
디즈니는 기습을 당했다
이번 결정의 가장 극적인 피해자는 불과 3개월 전에 발표된 10억 달러 규모의 디즈니 딜이다. 3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디즈니는 Open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디즈니, 마블, 픽사, 스타워즈의 200개 이상 캐릭터를 소라 기반 영상 생성에 제공할 예정이었다.
AI 엔터테인먼트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자신만의 스타워즈 단편을 만들거나, 픽사 캐릭터로 이야기를 연출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그런데 결정적인 사실: 돈은 한 푼도 오가지 않았다. 계약이 마무리되기 전에 OpenAI가 판을 뒤집어버린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와 OpenAI 팀은 월요일 저녁까지도 소라 관련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불과 30분 후, 디즈니 측은 OpenAI가 제품 자체를 없앤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 관계자는 디즈니 팀이 "완전히 허를 찔렸다"고 전했다.
알트만이 할리우드 대신 로봇을 택한 이유
샘 알트만의 우선순위는 최근 몇 달 사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직원들에게 안전 및 보안 팀에 대한 직접 관리를 내려놓고 자본 조달, 데이터센터 구축, 칩 공급망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OpenAI는 현재 7,300억 달러 기업가치에 100억 달러 투자를 유치 중이며, 투자자들에게 17.5% 보장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소라는 허영심 프로젝트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인터넷을 놀라게 한 멋진 기술 데모였지만, 모든 GPU 사이클에 명확한 달러 가치가 매겨지는 시대에 컴퓨팅 비용을 정당화할 수 없었다. "로보틱스를 위한 세계 시뮬레이션"으로의 전환은 의미심장하다. OpenAI는 단편 영상이 아니라 물리적 AI를 다음 개척지로 보고 있다.
소라가 끝내 해결하지 못한 지적재산권 문제도 있다. 생성형 영상 도구는 저작권과 관련해 법적 회색지대에 놓여 있고, 디즈니 수준의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한 창작자와 스튜디오들의 압박은 거세졌다. 규제 당국과 시민단체가 제기한 딥페이크 우려도 사라지지 않았다.
경쟁사들은 호시탐탐
소라의 퇴장으로 AI 영상 시장에 공백이 생겼고, 이를 채우려는 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다. 구글의 Veo3는 현재 실사 및 시네마틱 품질에서 업계 선두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클링 AI는 빠르게 품질을 개선하고 있고, 런웨이와 피카 랩스는 충성도 높은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와 보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AI 영상 생성이 죽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OpenAI가 모든 것을 동시에 할 여유가 없다는 걸 인정한 것뿐이다. 기술은 작동한다. 다만 세계 최고 수준의 언어 모델과 나란히 운영하기엔 경제성이 맞지 않았다.
할리우드의 복잡한 반응
창작 업계의 반응은 예상대로 엇갈린다. 할리우드의 많은 이들은 조용히 환호하고 있다. AI 영상 생성은 작가, 배우, 아티스트들에게 생존을 위협하는 기술로 여겨져 왔다. 2023년 SAG-AFTRA와 WGA 파업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AI였고, 소라 출시는 그 공포를 더욱 키웠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이번 폐지를 승리가 아닌 잠시 숨 돌릴 틈으로 본다. 기반 기술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회사로 옮겨갈 뿐이다. 그리고 그 경쟁사들은 디즈니처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라를 괴롭혔던 저작권 문제는 AI 영상 분야 전체를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앞으로 주목할 점
가장 큰 물음표는 OpenAI의 "세계 시뮬레이션" 연구가 어떻게 전개되느냐다. 소라 팀이 로보틱스로 성공적으로 전환한다면, 이번 결정은 실패가 아닌 현명한 전략적 후퇴로 기억될 수 있다. 하지만 알트만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매달리는 사이에 경쟁사들이 AI 영상의 경제성 문제를 풀어버린다면, 콘텐츠 시장에서 발을 뺀 것을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
디즈니의 행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밥 아이거 팀은 분명 AI를 창작 도구로 활용하는 데 베팅하고 있었고, 이번 파트너십을 잃었으니 자체 개발에 나서거나 새로운 기술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이렇게 순식간에 무너진 딜을 경험한 뒤, 가장 부족한 자원은 신뢰일 수 있다.
참고자료
- OpenAI Is Shutting Down Its Sora Video App Just Months After Launch - CNN
- OpenAI Discontinues Sora App, Shuts Down Video Generation Service and API - Bloomberg
- Disney's $1B Investment In OpenAI DOA As Sam Altman Pulls Sora Plug - Deadline
- OpenAI Will Shut Down Sora Video App; Disney Drops Plans for $1 Billion Investment - Variety
- OpenAI Pulls the Plug on Sora, the Viral AI Video App That Sparked Deepfake Concerns -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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