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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마지막 핵 조약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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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마지막 핵 조약이 사라졌다

50년간의 핵 안전장치, 사라지다

2026년 2월 5일, 뉴 스타트(New START) 조약이 공식적으로 만료됐다. 이로써 미국과 러시아의 핵 무기고를 제한하는 마지막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가 사라졌다. 두 나라는 전 세계 핵무기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를 "국제 평화와 안보에 있어 중대한 순간"이라고 불렀다. 과장이 아니다. 1970년대 초 이후 처음으로 양국의 전략 핵전력에 대한 구속력 있는 제한이 없어졌으며, 이를 대체할 새로운 합의도 협상 중이지 않다. 냉전부터 테러와의 전쟁,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간 세계 양대 핵 초강대국을 서로에게 책임지게 만들었던 프레임워크가 그냥 사라진 것이다.

뉴 스타트가 실제로 한 일

이 조약은 2010년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체결한 것으로, 양국의 핵 능력에 구체적인 상한선을 설정했다. 각 측은 배치된 전략 핵탄두 1,550기, 배치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중폭격기 700기, 그리고 총 배치 및 미배치 발사대 800기로 제한됐다.

하지만 숫자는 이야기의 일부일 뿐이다. 진정한 가치는 검증과 투명성 메커니즘에 있었다: 정기적인 데이터 교환, 미사일 시험 및 배치에 대한 사전 통보, 그리고 현장 사찰. 이러한 조치들은 각 측에 상대방이 비밀리에 군비를 확장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줬다. 이 상호 가시성이야말로 핵 경쟁이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로 치닫는 것을 막아준 핵심이었다.

러시아는 2023년 2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1주년 직후 조약 참여를 중단했다. 양측 모두 탄두 제한은 기술적으로 계속 준수했지만 사찰은 중단됐다.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

뉴 스타트의 붕괴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았다. 군비통제가 해체되는 더 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었다.

탄도미사일방어(ABM) 조약은 2002년 부시 행정부에 의해 폐기됐다. 핵무기의 한 범주 전체를 제거했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은 미국이 러시아의 위반을 주장하며 2019년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탈퇴됐다. 상호 감시 비행을 허용했던 열린 하늘 조약은 2020년 미국이 탈퇴했다.

각 조약이 무너질 때마다 핵 관계에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의 한 겹이 제거됐다. 뉴 스타트는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었다. 이제 그것마저 사라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조약 연장과 대체 조약 협상을 시도했으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사실상 대화를 끝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래의 어떤 조약이든 중국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중국이 일관되게 거부해 온 입장이다. 중국의 핵무기(추정 500기)는 미국과 러시아(각각 약 5,500기)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셈법

만료 하루 전인 2월 4일, 러시아 외교부는 미국의 공식 답변이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조약의 의무가 "더 이상 구속력이 없다"고 판단하며, "변화하는 전략적 환경"에 기반해 향후 행동을 결정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적절한 조건" 하에서 미래의 외교적 관여에는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전략적 계산은 조약 체결 이후 극적으로 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상당한 재래식 군사 자원을 소모했다. 러시아 경제는 심각한 제재 압박을 받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조약 만료가 실제로 미국보다 러시아에 더 해롭다고 주장한다. 핵 균형 유지가 러시아의 초강대국 지위 주장의 핵심이었는데, 조약 프레임워크 없이는 핵 군비 경쟁의 경제적 부담이 모스크바에 더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사르마트 ICBM과 포세이돈 핵어뢰 같은 새로운 운반 체계에 투자하며 이미 핵전력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검증 메커니즘이 없으면 양측 모두 상대방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볼 수 없으며, 이는 오판의 조건을 만든다.

이것이 모두에게 중요한 이유

즉각적인 우려는 미국이나 러시아가 다음 주부터 탄두를 대량 생산한다는 것이 아니다. 양국 모두 무기고를 확장할 산업 역량이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시간과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다.

더 큰 위험은 구조적인 것이다. 구속력 있는 제한 없이 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게 된다. 각 측의 군사 계획자들은 상대방이 군비를 확장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이에 대응해 자체 군비를 확장해야 한다는 압력을 만든다. 바로 이 역학관계, 전형적인 안보 딜레마가 군비통제 조약이 막으려 했던 것이다.

글로벌 핵확산 위험도 있다. 세계 최대 핵 보유 두 국가가 자국의 무기고 제한에 합의할 수 없다면, 다른 나라들에게 자제를 요구하는 논거가 훨씬 약해진다. 중국은 이미 핵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 파키스탄, 북한은 자국 무기를 현대화하고 있다. 미러 군비통제가 없는 세계는 두 나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핵 보유국에게 협상된 제한의 시대가 끝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현재 대체 조약으로 가는 명확한 경로가 없다. 미국이 중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고집하면서 협상이 훨씬 복잡해졌다. 중국은 3자 프레임워크에 참여할 의사를 보이지 않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기고가 미국이나 러시아의 약 10분의 1 수준인 상황에서 중국에게 상한 협상을 기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2월 15일 막을 내린 뮌헨 안보 회의는 더 넓은 기능 부전을 부각했다. 루비오 장관은 회의 부대 행사에서 젤렌스키를 만났지만, 회의 논의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대서양 관계가 얼마나 균열되었는지를 보여줬다.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의 약속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방위 역량 구축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으며, 이 추세는 핵 억지력에까지 확장된다.

가장 현실적인 단기 시나리오는 새로운 조약이 아니라, 비공식 합의나 일방적 자제 선언일 수 있다. 일부 군비통제 전문가들은 공식 조약보다 정치적으로 달성하기 쉬우면서도 뉴 스타트가 제공했던 검증 혜택의 일부를 제공할 수 있는 "상호 투명성 조치"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무엇이 되든, 세계는 측정 가능하게 더 위험한 곳이 됐다. 반세기 이상 핵 경쟁이 폭주하는 것을 막아온 안전장치가 사라졌고, 아무것도 그 자리를 대체하지 않았다.

참고자료

  1. A key nuclear weapons treaty is ending. It's a blow to Russia's 'superpower' myth - CNN
  2. Why it matters that the U.S.-Russia New START nuclear treaty expired - NPR
  3. UN chief warns of 'grave moment' as final US-Russia nuclear arms treaty expires - UN News
  4. Nukes Without Limits? A New Era After the End of New START -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5. The expiration of New START: what it means and what's next - 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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