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먼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줬고, 민주당은 그를 내쫓으려 한다

3월 19일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의 8대 7 표결은 뻔한 결과가 예상됐다. 모든 민주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질 예정이었고,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랜드 폴까지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인 마크웨인 멀린 상원의원의 인준안은 부결될 수밖에 없는 셈법이었다. 그런데 존 페터먼이 손을 들었다.
펜실베이니아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의 결정적 찬성표는 단순히 트럼프에게 절차적 승리를 안겨준 것에 그치지 않았다. 1년 넘게 쌓여온 당 내부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공개적으로 그의 정치적 제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모든 것을 바꾼 한 표
이 표결이 유독 파격적인 이유가 있다. 위원장이자 같은 공화당 소속인 랜드 폴이 멀린에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폴은 3월 18일 인준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멀린이 자신을 "빌어먹을 뱀"이라고 불렀던 일과, 2017년 폴이 이웃에게 폭행당한 사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고 공개 발언한 일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폴은 멀린에게 "분노 조절 문제"가 있다며, "정치적 상대에 대한 폭력을 옹호하는 사람이 적절한 무력 사용의 한계를 지켜야 할 기관을 이끌기에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래서 셈법은 확실해 보였다. 민주당 전원에 폴까지 더하면 8대 7로 부결. 그런데 페터먼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같은 8대 7 표차로 멀린의 인준안을 본회의로 넘기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페터먼은 성명을 통해 자신이 "대통령에게 놈을 해임하라고 요구했고 실제로 해임됐다"며(전임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놈은 트럼프에 의해 경질돼 3월 31일 퇴임 예정), 멀린의 인준에 "열린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멀린과의 "강하고 헌신적이며 건설적인 협력 관계"를 투표의 근거로 제시했다.
민주당의 전면 공격
반발은 즉각적이고 격렬했다. 같은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민주당 하원의원이자 2028년 경선 도전이 거론되는 브렌던 보일은 소셜미디어에 "페터먼은 또다시 왜 트럼프가 가장 좋아하는 민주당원인지 보여줬다. 그는 물러나야 한다"고 썼다. 보일이 공개적으로 페터먼의 축출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주의 팻 라이언 하원의원도 가세했다. "페터먼이 자기 유권자들을 완전히 저버렸다는 증거가 더 필요했다면, 바로 이것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은 자신들을 위해 실제로 싸우는 상원의원을 가질 자격이 있다."
또 다른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하원의원인 크리시 훌라한은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페터먼 사무실에 전화해서 멀린 반대를 촉구하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타운홀 행사에서는 같은 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데이브 맥코믹과 비교하며 페터먼을 깎아내렸다. 같은 당 하원의원이 유권자들에게 "우리 주 공화당 상원의원이 더 잘하고 있다"고 말하는 상황이라면, 이건 내부 이견을 넘어 정치적 추방에 가까운 수준이다.
숫자가 말해주는 잔혹한 현실
여론조사 데이터를 보면 민주당이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끼는지 이해가 된다. 2월 퀴니피악 대학의 펜실베이니아 등록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 페터먼의 직무 수행에 대한 **민주당 지지율은 22%**에 불과했다. 불과 2년 전인 2024년 1월에는 80%였다. 자기 당 지지층에서 2년 만에 58포인트가 급락한 것이다.
반면 **공화당 지지율은 73%**에 달한다. 숫자만 놓고 보면 그는 이제 민주당 상원의원이라기보다 공화당 상원의원에 가깝다. 전체 지지율 46%는 순전히 이 교차 지지 덕분인데, 민주당 경선에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수치다.
이 정도 숫자는 경선 도전을 초대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보장하는 수준이다. 진보 성향의 노동가족당은 이미 공개적으로 2028년 페터먼에 대한 경선 후보를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멀린 인준 청문회 자체도 파란만장했다
페터먼이 정치적 자본을 소모하기로 선택한 이 인준은 결코 평범한 인사가 아니었다. 멀린의 청문회는 최근 기억에 남는 가장 격렬한 청문회 중 하나로, 후보자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위원회 위원장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폴의 모두발언은 신랄했다. 그는 멀린의 "낮은 충동 조절 능력"을 언급하며, 상원 청문회에서 팀스터스 노조 위원장과 거의 물리적 충돌까지 갔던 전례를 지적했다. 폴이 멀린에게 "적절한 무력 사용의 한계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기관을 이끌 기질이 있는지" 따지자, 멀린은 "당신은 우리 편과 싸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 같다"고 되받았다.
멀린은 하원 시절의 미공개 해외 출장에 대해서도 추궁을 받았다. 전쟁의 "냄새를 맡았다"는 출장의 세부 내용에 대해 반복적으로 "기밀"이라고만 답했는데, 민주당도 폴도 납득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페터먼은 왜 계속 당을 이탈하는가
이번이 페터먼이 자기 당과 갈라선 첫 번째 주요 표결이 아니며, 그 빈도는 점점 늘고 있다. 그는 이민부터 이스라엘까지 다양한 이슈에서 지속적으로 트럼프에 가까운 입장을 취해왔고, 2022년 상원 승리를 이끌었던 진보 기반층의 분노를 사고 있다.
페터먼 옹호론자들은 그가 당의 교조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펜실베이니아를 위한 독립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비판론자들은 그가 자신을 선출한 연합을 체계적으로 배신하고 있으며 결국 투표함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실은 아마 양측이 인정하고 싶은 것보다 단순할 것이다. 페터먼은 2022년 선거를 부분적으로 분위기와 문화적 매력으로 이겼다. 후디를 입은 반기득권 포퓰리스트로서 우연히 민주당에 속해 있는 것처럼 자리매김한 것이다. 집권 이후 포퓰리즘은 유지됐지만 당에 대한 충성심은 증발했다. 그는 공화당과 싸우는 것보다 함께 일하는 게 더 편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이는 흥미로운 상원의원을 만들어주지만 민주당 경선 후보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당장의 질문은 본회의에서 멀린이 인준되느냐다. 상원 원내대표 존 튠은 다음 주 초에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에서의 근소한 표차와 초당적 반대를 고려하면, 본회의 표결도 긴장감 있게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더 큰 이야기는 페터먼의 정치적 미래다. 그의 임기는 2028년까지이기 때문에 시간은 있지만, 잠재적 도전자들에게도 조직화할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노동가족당의 경선 후보 영입 선언은 의미심장한데, 펜실베이니아의 진보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고 과거에도 이변을 만들어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체로 보면, 페터먼은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당의 이름으로, 당의 돈과 자원봉사자들로 당선된 상원의원이 상대편처럼 행동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점점 더 나오는 답은 "경선에서 밀어내자"다.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믿을 만한 후보가 나서느냐에 달려 있고, 보일 하원의원의 점점 날카로워지는 공개 발언은 그가 적어도 그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 큰 그림
이 사태에서 흥미로운 점은 미국 정치의 광범위한 균열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것이다. 공화당 위원장은 개인적 갈등과 기질 우려를 이유로 자기 당 후보에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 상원의원은 개인적 우정과 "협력 관계"를 이유로 같은 후보에 찬성표를 던졌다. 양당의 지지층은 자기 대표들이 당파적 충성이 아닌 개인적 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페터먼의 표가 중요한 이유는 멀린이 궁극적으로 국토안보부를 이끄느냐를 결정해서가 아니다. 2026년에 민주당원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당 내부의 대결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당 지지율 22%, 상대당 지지율 73%라면 셈법은 분명하다. 정치는 아직 모르겠지만 말이다. 무언가는 바뀌어야 하고, 이제 남은 질문은 바뀌는 것이 페터먼의 행보인지 아니면 페터먼의 정치 생명인지다.
참고자료
- Fetterman's fellow Democrats rage over his vote on Mullin for DHS - Axios
- Fetterman explains why he crossed party lines to support Mullin for DHS chief - CNN
- Trump's DHS pick Mullin advances by one vote after Sen. Fetterman votes yes - NBC News
- Josh Shapiro's presidential prospects and John Fetterman's eye-popping numbers - Philadelphia Inquirer
- Rand Paul confronts Markwayne Mullin over 'snake' remark - The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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