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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최고 지명수배 마약왕을 사살했다. 그러자 20개 주가 불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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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최고 지명수배 마약왕을 사살했다. 그러자 20개 주가 불타올랐다.

서반구 최고 지명수배범이 사망했다

네메시오 루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 일명 **"엘 멘초"**가 2월 22일 일요일 멕시코 군에 의해 사살됐다. 멕시코 국방부에 따르면, 그는 할리스코주 타팔파에서 벌어진 군사 작전 중 부상을 입었고, 멕시코시티로 후송되는 도중 사망했다.

이번 사살은 약 10년 전 시날로아 카르텔의 보스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 체포 이후 멕시코 조직범죄 소탕 작전 역사상 가장 큰 성과다. 백악관은 미국이 이번 작전에 정보를 지원했다고 확인하며, 1,5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던 인물을 제거한 멕시코 군을 즉각 치하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단순한 법 집행 뉴스를 넘어서는 이유는 그 이후에 벌어진 일 때문이다. 사살 발표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멕시코 전역이 혼란에 빠졌다.

252건의 도로 봉쇄, 20개 주, 70명 이상 사망

엘 멘초가 아메리카 대륙 최강의 범죄 조직으로 키워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은 수장의 죽음에 즉각적이고 조직적인 폭력으로 응답했다. 멕시코 보안 당국에 따르면 일요일 밤 기준으로 20개 주에서 카르텔 조직원들이 차량에 불을 지르고 고속도로를 차단하는 등 252건의 도로 봉쇄가 발생했다. 오후 8시까지도 23건의 봉쇄가 해제되지 않은 상태였다.

멕시코 당국에 따르면 엘 멘초 체포 작전과 그에 이은 보복 과정에서 70명 이상이 사망했다. 사망자에는 카르텔 조직원, 보안 요원, 그리고 교전에 휘말린 민간인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보복의 규모는 CJNG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수장이 사망한 상황에서도 이 조직은 몇 시간 만에 멕시코 대부분의 지역을 동시에 마비시킬 수 있는 작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와해된 카르텔의 반응이 아니다. 사전에 계획된 대응을 실행한 것이며, 카르텔이 창립자 없이도 살아남는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무력 시위였다.

포위당한 푸에르토 바야르타

국제적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곳은 할리스코주 태평양 연안의 리조트 도시 푸에르토 바야르타였다. 소셜 미디어에 퍼진 영상들에는 도시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 관광 지역에서의 총격, 과달라하라 공항에서 공포에 질려 달리는 인파가 담겨 있었다. 미국인 관광객들은 폭발음을 듣고, 연기 기둥을 목격하고, 현장 대피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 국민에게 "현장에서 대피하라"고 촉구했으며, 24시간 위기 상담 전화에는 수백 건의 전화가 쏟아졌다. 여러 미국 항공사가 푸에르토 바야르타행 항공편을 중단했다. 캐나다 관광객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고, 캐나다 정부도 동일한 현장 대피 지침을 발령했다.

관광 산업에 미치는 파장은 당장의 위기를 넘어선다.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매년 수십억 달러의 관광 수입을 창출하는 멕시코 최대 리조트 도시 중 하나다. 도시 위의 연기와 호텔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관광객의 이미지는 멕시코 관광 산업이 극복하기 매우 어려운 타격이 될 것이며, 특히 성수기인 스프링 브레이크 시즌을 앞두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엘 멘초 작전의 전말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멕시코 군은 미국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타팔파의 한 외딴 오두막집에서 엘 멘초의 위치를 추적했다. 이 작전에는 육군과 해군이 모두 투입됐고, 교전은 격렬했다. 엘 멘초는 경호 병력과 함께 있었으며, 이들은 군과 장시간 총격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 멘초는 10년 넘게 멕시코 최고 지명수배 범죄자였다. 그의 지휘 아래 CJNG는 지역 갱단에서 최소 35개국에서 활동하는 초국가적 조직으로 성장했으며, 남미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 유럽, 아시아에 이르는 밀매 루트를 구축했다. 이 카르텔은 미국 시장에 대한 펜타닐의 최대 공급원이자,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헤로인의 주요 밀매 조직이기도 하다.

CJNG는 멕시코 마약 밀매 시장의 약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으며, 연간 수백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차량 폭탄, 드론을 이용한 경쟁 카르텔 및 경찰 공격, 대량 학살 등 극도의 폭력성으로도 악명 높다.

월드컵 문제

가장 시급한 우려 중 하나는 올해 6월 미국, 캐나다와 공동 개최하는 2026 FIFA 월드컵이다. 할리스코주의 주도이자 CJNG의 거점인 과달라하라에서는 멕시코 국가대표팀 경기를 포함해 4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당국은 대회 기간 약 300만 명의 방문객을 예상하고 있다.

일요일 밤 과달라하라는 시민들이 실내로 대피하면서 사실상 유령 도시가 됐다. 월드컵 준비와 카르텔이 부과한 통금이 공존하는 이 기묘한 상황은, FIFA와 멕시코 정부, 그리고 국제 보안 기관들이 마약 카르텔 하나가 몇 시간 만에 대도시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주에서 수백만 방문객의 안전을 과연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FIFA는 아직 보안 상황에 대한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멕시코 관계자들이 안심시키는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주말의 영상들은 "할리스코는 국제 관광과 스포츠 행사에 안전하다"는 서사와 양립하기 어려울 것이다.

카르텔은 앞으로 어떻게 되나

핵심 질문은 엘 멘초 없는 CJNG의 미래다. 역사는 엇갈린 선례를 보여준다.

엘 차포가 체포되어 미국으로 인도됐을 때 시날로아 카르텔은 붕괴하지 않았다. 대신 세력 다툼을 벌이는 여러 파벌로 쪼개졌고, 수년간 지속된 폭력의 물결을 낳았다. 세타스 카르텔이 지도부를 잃었을 때는 분열 끝에 결국 해체됐지만, 전직 조직원들이 현재도 활동 중인 소규모 조직들의 씨앗이 됐다.

CJNG는 이전 카르텔들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더 군사화된 조직 구조, 갈취, 불법 광업, 부동산 등 더 다양한 수익원, 그리고 더 정교한 국제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카르텔의 조직적 깊이를 고려할 때 분열 없이 지도부 교체를 견딜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엘 멘초의 개인적 권위가 여러 하위 파벌의 연합을 유지하는 접착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가 없으면 후계 다툼은 불가피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엘 멘초의 가족은 카르텔 운영에 깊이 관여해 왔다. 그의 아내, 딸, 그리고 여러 친족이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되거나 기소된 바 있다. 가장 유력한 내부 후계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CJNG는 엘 멘초 아래의 지도부 구조에 대해 특히 비밀주의를 고수해 왔다.

미국 국경에 미치는 영향

미국은 이번 사태의 여파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CJNG는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의 최대 공급원이며, 이 약물로 인해 지난해에만 7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망했다. 만약 카르텔이 분열되고 경쟁 파벌들이 밀매 루트 장악을 놓고 다투게 되면, 단기적으로 국경 지역의 폭력이 심화되고, 역설적으로 공급 차질이 마약 가격을 끌어올려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CalMatters는 이번 사살이 미국 국경 안보 역학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CJNG 공작원들이 밀수 통로를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그러하다. 카르텔 내부의 후계 다툼은 양국 국경 도시에서 예측 불가능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백악관이 이번 작전을 공개적으로 치하한 것은, 미국과 멕시코가 최근 기억 중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카르텔 전략을 조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협력이 월드컵 보안 지원을 포함한 사후 관리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앞으로의 며칠

멕시코 보안 당국은 전국적으로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러 주에서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다. 당장의 우선순위는 남아 있는 도로 봉쇄를 해제하고, 과달라하라와 푸에르토 바야르타를 비롯한 피해 도시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깊은 문제는 구조적이다. 카르텔 수장을 제거하는 것, 그것이 아무리 강력한 인물이라 해도, 카르텔을 만들어낸 시장 원리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미국에 마약 수요가 존재하고 멕시코를 경유하는 밀매 루트가 수익성을 유지하는 한, 조직범죄는 그 공백을 채울 것이다. 문제는 이 전환이 비교적 평화롭게 이뤄질 것인지, 아니면 CJNG가 후계 구도를 정리하는 동안 멕시코가 수개월간의 파벌 전쟁을 겪어야 할 것인지다.

지금 멕시코는 숨을 죽이고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의 폭력이 보복의 정점이었을 수도 있고, 훨씬 더 심각한 사태의 서막이었을 수도 있다. 그 답은 바로 지금 CJNG 내부 권력 구조 안에서 내려지고 있는 결정들에 달려 있으며, 그 결정은 어떤 정보 기관도 확실히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참고자료

  1. Mexico fears more violence after army kills cartel leader 'El Mencho' - NPR
  2. Live updates: Mexico cartel leader 'El Mencho' killed, US tourists stuck in Puerto Vallarta - CNN
  3. Mexican forces tracked El Mencho to secluded cabin, officials say - Washington Post
  4. Powerful cartel unleashes wave of violence across Mexico after its leader's killing - NBC News
  5. Mexican Cartel Strategic Note No. 39: CJNG Leader 'El Mencho' Killed - Small Wars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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