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불타는 동안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다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 앞서 연준이 해야 할 일은 단순했다. 금리를 동결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것. 첫 번째는 해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에 근접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1%포인트 높은 상황에서 두 번째는 훨씬 어려웠다.
2026년 3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11대 1의 표결로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 범위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예상된 결과였다. 예상 밖이었던 건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흘러나온 불편함의 깊이였다.
숫자가 말하는 것
연준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경제전망 요약을 보면, 조용히 낙관론을 거둬들이고 있는 중앙은행의 모습이 보인다. 위원들은 이제 2026년 말 인플레이션이 2.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12월 전망치 2.5%에서 올린 것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2.7%로 같은 수준인데,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이 이미 전반적인 물가에 스며들고 있다는 뜻이다.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4%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표면적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실업률 전망도 같이 올라가 올해 평균 4.5%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성장은 버티는 데 인플레이션은 고착화되고 고용은 약해지는 이 조합이 바로 연준을 가장 괴롭히는 상황이다.
점도표는 여전히 한 번 인하
각 위원이 연말 금리 예상치를 표시하는 점도표의 중간값은 12월과 그대로였다. 2026년 중 한 번, 2027년에 한 번 추가로 25베이시스포인트씩 인하한다는 것. 2026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3.4%다.
단순해 보이지만 위원회 내부 균열은 실제로 존재한다. 이번 회의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건 스티븐 미런 이사로, 즉각적인 25베이시스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9월 취임 이후 계속 금리 인하를 촉구해 온 그는, 2025년 한 해 비농업 고용이 18만 1,000명 증가에 그쳤다는 점, 경기침체 밖에서는 기록상 가장 약한 고용 증가세라는 점을 근거로 든다. 1월 회의에서 미런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이번엔 동결로 돌아섰고, 이 변화를 예상 못한 시장 관계자들이 적지 않았다. 다수 위원들은 브렌트유가 110달러에 근접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선언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기름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수요일 회의가 이처럼 복잡한 이유가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말 이란을 공습한 이후 브렌트유는 배럴당 72달러에서 110달러 가까이로 치솟았다.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 그리고 LNG의 비슷한 비중을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다. 3월 중순 기준, 해협을 하루에 통과하는 선박은 다섯 척이 채 되지 않는다. 역사적 평균인 하루 138척과 비교하면 극단적인 수치다.
국제통화기금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인플레이션은 약 0.4%포인트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0.15%포인트 내려간다. 전쟁 발발 이후 유가는 40% 이상 올랐다. 계산이 순탄하지 않다.
파월은 이 문제를 직접 인정했다. 관세 충격, 팬데믹, 그리고 이번 에너지 충격으로 이어지는 "충격의 축적"을 보고 있다면서, 이렇게 반복되는 충격이 바로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흔들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가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단, 관세 인플레이션을 먼저 통제해야 그 판단이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관세도 여전히 변수다
에너지 충격은 이미 복잡했던 관세 문제 위에 얹혀 있다. 파월은 현재 인플레이션 초과분의 절반에서 4분의 3가량이 관세에서 직접 비롯됐다고 밝혔다. 근원 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은 3%를 기록 중이고, 2% 목표는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
관세에 대한 연준의 공식 입장은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지속적이지 않은, 일회성 수준 이동이라는 것이다. 파월은 수요일에도 이 프레임을 반복했지만, 이전 회의보다는 훨씬 조심스러운 표현을 썼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위에 오래 머물수록 "일시적"이라는 서사는 설득력을 잃는다.
이게 스태그플레이션인가
기자회견 내내 반복된 단어는 "스태그플레이션"이었다. 저성장과 고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찾아오는, 1970년대를 규정한 악몽 같은 시나리오. 파월은 강하게 선을 그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꼭 짚어야 하는 것이, 그건 1970년대 용어였고 당시 실업률은 두 자릿수였으며 인플레이션도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며,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그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실업률 4.3%는 두 자릿수가 아니고, 근원 인플레이션 3%는 1970년대와 다르다. 그래도 비교가 계속 나오는 건 구조적 상황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공급 충격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동시에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 파월 본인도 이렇게 말했다.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1970년대와는 전혀 다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본다."
시장은 안심하지 않았다. 다우지수는 수요일 768포인트, 1.63% 하락하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S&P 500은 1.36%, 나스닥은 1.46% 내렸다.
연준이 기다리는 것
수요일 성명과 기자회견의 행간을 읽으면, 연준은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두 가지를 기다리고 있다. 첫째, 관세 효과가 경제 전반에 소화되면서 재화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는 것. 둘째, 에너지 충격이 단기 공급 차질인지 아니면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구조적 재조정인지 호르무즈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것.
두 조건 모두 가까운 시일 내에 충족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해협은 여전히 막혀 있고, 관세 인플레이션은 뜨겁다. 위원 대다수가 예상하는 2026년의 한 번 인하는 아무리 빨라도 하반기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주목할 것
이 논의를 움직일 다음 주요 지표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다. 유가 급등이 광범위한 소비자 물가로 전이되고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외교적 진전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재개를 위한 다국적 연대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성공한다면 에너지 압력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
연준의 다음 회의는 5월이다. 그 사이 유가가 110달러 근처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올해 인하 전망은 더욱 약해진다. 반대로 호르무즈 상황이 해소되고 원유가 80달러대로 돌아오면 그림이 달라진다. 파월의 표현대로, 연준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세계가 충분히 협조해 줘야만 금리 인하의 길이 열린다.
참고자료
- Fed Interest Rate Decision March 2026: Holds Rates Steady - CNBC
- Fed Holds Rates Steady, Still Projects One Cut in 2026 - Bloomberg
- Jerome Powell Says This Economy Isn't as Miserable as the 1970s - Fortune
- Oil Prices Hit Nearly $110 as Iran Vows to Escalate - Fortune
- FOMC Projections March 18, 2026 - Federal Reser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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