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자체 비트코인 ETF를 만든다. 월스트리트가 바뀌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은 오랫동안 비트코인을 구경거리 정도로 취급했다. 고객에게는 다른 회사 펀드를 추천해주고, 직접 손대기보다는 한 발 떨어져서 조용히 연구만 했다. 그 시대가 공식적으로 끝났다. 모건스탠리가 SEC에 자체 현물 비트코인 ETF, 티커명 MSBT의 두 번째 S-1 수정안을 제출했다. 상장 예정 거래소는 NYSE Arca다. 승인되면 미국 주요 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최초의 현물 비트코인 ETF가 된다. 유통이 아니라 발행이다.
유통사에서 발행사로
이게 왜 이렇게 중요한지 설명하겠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2024년 1월에 출시된 이후, 모건스탠리는 최대 유통사 중 하나였다. 2024년 8월부터 1만 5천 명이 넘는 자사 금융 어드바이저들이 고객에게 IBIT를 추천하기 시작했고, 그해 말에는 제3자 비트코인 ETF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남의 펀드를 팔면 유통 수수료만 받는다. 자기 펀드를 발행하면 운용 수수료를 직접 가져간다. 자산관리 부문에서 1.8조 달러를 운용하는 은행이 자사 상품으로 소액이라도 배분을 옮기면, 그 수익 차이는 상당하다.
3월 18일에 제출된 MSBT 신청서에는 바스켓당 1만 주 단위의 설정/환매 구조가 명시되어 있다. 초기 자본금은 5만 주 발행을 통한 100만 달러 규모이며, 일일 평가는 코인데스크 비트코인 벤치마크를 사용해 뉴욕시간 오후 4시 정각에 결정된다. 수탁 구조도 주목할 만하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 트러스트, 뉴욕멜론은행에 이번 수정안에서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까지 추가됐다.
수수료 전쟁이 격화된다
현재 블랙록의 IBIT 운용 수수료는 0.25%다. 피델리티의 FBTC도 0.25%로 동일하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월스트리트에서 손도 대지 않던 자산군 치고는 놀랍도록 낮은 마진이다. 모건스탠리는 아직 MSBT의 수수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분석가들은 0.20%에서 0.30% 사이를 예상하고 있다. 진짜 핵심은 따로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초 50억 달러 투자 자본에 대해 6개월간 수수료 면제를 계획하고 있다. 이건 2024년 IBIT 출시 때 블랙록이 쓴 전략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당시 일시적 수수료 면제로 첫 몇 달 만에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흡수했다.
수수료 전쟁이 중요한 이유는 비트코인 ETF 업계 전체의 마진을 압축하기 때문이다. 같은 기관 투자 자금을 놓고 경쟁할 때 1bp 차이도 의미가 있다. 모건스탠리 같은 유통 파워를 가진 은행이 뛰어들면 소규모 발행사들은 더 큰 압박을 받게 된다.
126개의 암호화폐 ETF 신청이 대기 중
모건스탠리의 신청은 SEC가 126개가 넘는 암호화폐 ETF 신청을 심사 중인 시점에 들어왔다. 오타가 아니다. 이 백로그는 이달 초 SEC와 CFTC가 16개 암호화폐 자산을 디지털 상품으로 공동 분류한 이후 전통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규제 명확성이 개선되면서(느리긴 하지만 분명히 개선되면서) 기관 상품의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SEC가 MSBT를 승인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규제 환경은 불과 1년 전과 비교해도 극적으로 달라졌다. 3월 17일의 상품 분류 판결은 기관 참여를 가로막던 가장 큰 법적 모호성을 제거했다. 모건스탠리의 신청은 어떤 면에서 그 판결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다.
어드바이저 네트워크의 위력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모건스탠리는 단순히 자산을 운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어드바이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1만 5천 명 이상의 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 기관, 퇴직연금 계좌에 걸쳐 수백만 명의 고객을 관리한다. 이전에는 IBIT나 FBTC만 추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비트코인 투자는 항상 외부 상품 소개에 불과했다. 이제는 자사 상품이 된다.
이 차이는 크다. 자사 상품은 내부 마케팅, 교육 세션, 모델 포트폴리오 포함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는다. 모건스탠리의 어드바이저들은 경쟁사 펀드보다 MSBT를 추천할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갖게 된다. 이건 뮤추얼 펀드와 주식형 ETF에서 수십 년간 반복되어 온 동일한 패턴이다. 대형 은행이 자사 상품을 만들면, 유통 네트워크가 그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1,600억 달러의 가능성
JP모건 분석가들은 연금과 기부금 펀드가 2026년에 규제된 암호화폐 상품으로 최대 1,300억 달러의 연간 자금 유입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 높은 추정치도 있다. 모건스탠리의 ETF가 출시 후 몇 년간 최대 1,60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을 유치해 블랙록의 지배적 위치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야심찬 수치일 수 있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기관 자금이 규제된 수단을 통해 비트코인으로 쏟아지고 있으며, 그 수단을 발행하는 은행이 수수료의 대부분을 가져간다.
현물 비트코인 ETF 시장은 2024년 1월 이후 560억 달러 이상의 순유입을 흡수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의 유통 화력까지 합류하면 이 추세는 의미 있게 가속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다른 모든 대형 은행에 보내는 신호다. 모건스탠리가 자체 비트코인 ETF를 발행한다면, 경쟁사들도 준비하지 않으면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체 그림의 일부일 뿐
비트코인은 3월 21일 기준 약 70,415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고점에서는 상당히 내려왔지만, 분석가들이 핵심 지지선으로 지목한 65,800달러 위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3월 20일 FOMC 이후 매도세로 5억 4,200만 달러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는 등 가격 움직임은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모건스탠리의 확신을 늦추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가격 약세 구간에서 신청서를 제출한 건 단기 노이즈가 아닌 장기 기회를 보고 있다는 신호다.
타이밍도 전략적으로 맞아떨어진다. 쿼드러플 위칭 데이(3월 21일) 이후, 데리빗의 135억 달러 규모 암호화폐 옵션 만기(3월 27일) 직전에 신청한 것은 시장의 관심이 파생상품과 기관 포지셔닝에 집중된 시점이다. MSBT는 이 흐름에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앞으로 지켜볼 것
핵심 이정표는 이렇다. SEC의 S-1 수정안에 대한 초기 응답은 몇 주 내에 나올 수 있다.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인 공개 의견 수렴 기간도 주시해야 한다. 그리고 모건스탠리가 현재 0.25% 기준을 깎을지 맞출지 목표 수수료 공개 여부도 관건이다. MSBT를 넘어서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다른 대형 은행의 후속 신청도 주목해야 한다. 최초의 은행 발행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면, 물꼬가 트인다. 월스트리트의 비트코인 실험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핵심 사업이 되어가고 있다.
참고자료
- Morgan Stanley Sets MSBT Ticker and $1 Million Seed Capital for BTC ETF - CoinDesk
- Morgan Stanley Is Building Its Own Bitcoin ETF. It Is Also Building Everything Around It. - FinTech Weekly
- First U.S. Bank Bitcoin ETF? Morgan Stanley's MSBT Filing Sparks Buzz - CryptoTimes
- Morgan Stanley Amends Bitcoin ETF Filing as SEC Sits on 126 Pending Crypto Applications - Coindoo
- Morgan Stanley's Bitcoin ETF Poised to Attract $160 Billion In New Money - ZyCry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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