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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암호화폐 시장 수시간 만에 1,280억 달러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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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암호화폐 시장 수시간 만에 1,280억 달러 증발

세계 유일의 24시간 ATM이 털렸다

2월 28일 새벽,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합동 군사 공습을 시작했을 때, 전통 주식시장은 닫혀 있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열려 있었다. 바로 이 차이가 모든 것을 결정지었다. 비트코인은 최대 6% 하락하며 63,038달러까지 밀렸고, 이더리움은 9% 폭락해 1,835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약 1,280억 달러가 증발했다. 24시간 동안 레버리지 포지션 5억 1,500만 달러 이상이 청산됐고, 첫 15분 만에 롱 포지션 1억 달러가 사라졌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운영되는 유동성 시장이 지정학적 위기의 최전선에 서게 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한 애널리스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비트코인은 "세계의 ATM" 역할을 했다. 공포에 빠진 투자자들이 다른 모든 시장이 닫혀 있을 때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던 셈이다.

숫자가 잔혹하다

비트코인은 약 65,800달러에서 최저 63,03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더리움은 9% 하락한 1,835달러, XRP는 8% 빠진 1.29달러를 기록했다. 알트코인은 더 심했다. 솔라나, 도지코인, 카르다노, 체인링크 모두 8%에서 12% 사이의 손실을 냈다.

주요 거래소에서도 대규모 유출이 발생했다. 바이낸스, 바이빗, 비트파이넥스, 크라켄, 코인베이스에서 뉴스가 터진 후 30분 이내에 약 50억 달러 규모의 BTC 유출이 동시에 기록됐는데, 기관투자자들의 대량 매도가 일어났다는 뚜렷한 신호다. 이미 "극심한 공포" 영역 깊숙이 들어가 있던 공포탐욕지수는 더 깊은 곳으로 추락했다.

2026년 2월: 역대 최악의 한 달

이란 공습은 진공 상태에서 벌어진 게 아니다. 이미 역대 최악의 2월을 겪고 있던 시장을 강타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오늘 기준 연초 대비 약 24% 하락한 상태로, 2013년 이후 기록을 보면 연초 수익률로는 최악이다. 2025년 10월 정점이었던 약 126,000달러에서 비트코인은 현재 가치의 약 50%를 잃었다.

2월 한 달간 여섯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완벽한 폭풍이 만들어졌다. 트럼프의 15% 글로벌 관세 발표가 위험 자산 전반에 유동성 충격을 일으켰다. AI 및 기술주 매도("소프트웨어마겟돈"이라 불리는)가 S&P 500 소프트웨어 지수에서만 약 1조 달러를 날려버렸다. 선물 시장의 과도한 레버리지는 연쇄 청산으로 이어졌고, 2월 23일 HTX에서 한 BTC 트레이더가 6,100만 달러를 잃는 사태도 있었다. 인기 있었던 헤지펀드 차익거래 전략(ETF를 통해 현물 BTC를 사고 선물을 숏하는 방식)의 수익률이 17%에서 5% 이하로 급락하면서 핵심 수요원이 사라졌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작년에 46,000 BTC를 순매수하던 것에서 순매도세로 전환, 연초 이후 약 45억 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디지털 금" 서사에 또 한 번 타격

지정학적 혼란이 터질 때마다 누군가는 꼭 이렇게 묻는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 아니었냐고. 적어도 단기적으로 보면, 대답은 확실히 아니다. 이란 공습 소식에 금은 신고점으로 치솟았지만, 비트코인은 다른 위험 자산들과 함께 추락했다. 이건 우리가 반복적으로 봐온 패턴이다. 진짜 공포가 밀려오면, 투자자들은 국채와 금으로 도피하지, 암호화폐로 가지 않는다.

이유는 구조적이다.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되기 때문에, 장이 닫힌 시간대에 발생하는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접근성 높은 수단이 된다. 주식시장이 닫혀 있고 투자자들이 현금이 필요할 때, 그들이 매도하러 가는 곳이 바로 암호화폐 시장이다. 비트코인의 설계상 결함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은 상시 가동 시장이 되면서 생기는 필연적 결과다. 하지만 이 때문에 안전자산 서사에는 상당한 단서가 붙어야 한다.

ETF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버티는 중

이 대학살 속에서 그나마 밝은 부분이 있다면, 현물 비트코인 ETF 투자자들이 의외로 잘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10월 고점 대비 50% 하락에도 불구하고, ETF 자금 유출이 가격 하락 대비 상대적으로 소폭이라고 지적했다. 블랙록의 IBIT에서 21억 달러, 피델리티의 FBTC에서 9억 5,400만 달러가 빠져나갔지만, 총 운용 자산 대비로 보면 크지 않은 규모다. 장기 보유자들은 단기 트레이더와 레버리지 포지션이 쓸려나가는 와중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양새다.

비트멕스 전 CEO에서 매크로 애널리스트로 변신한 아서 헤이스는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 암호화폐를 지지할 수 있는 국채 유동성 역학을 지목했다. 논리는 이렇다. 전시 지출과 재정적자 확대는 결국 더 많은 통화 발행으로 이어지고, 역사적으로 이는 장기적인 시계에서 비트코인에 강세 요인이 되어왔다는 것이다.

진짜 리스크: 월요일 시장 개장

무서운 점은 이것이다. 전통 시장은 아직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공습은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이 닫혀 있을 때 발생했다. 월요일 시장이 열리면, 이란 상황의 전체적인 충격이 주식, 원유, 채권을 동시에 강타할 것이다. 만약 유가가 급등한다면(이란은 세계 원유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해 있다), 뒤따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 자산에 추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60,000달러라는 심리적 지지선이 깨지면 5만 달러 중반에서 하단까지 가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이는 10월 고점 대비 약 55~60% 하락에 해당하며, 가장 확고한 보유자들의 신념까지 시험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지켜볼 것

가장 시급한 관심사는 분쟁이 더 확대되느냐다. 이란은 이미 바레인, 카타르, UAE에 있는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으로 보복했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된다면 유가는 80~100달러 범위로 급등할 수 있고, 모든 시장에 또 다른 충격파를 보낼 것이다.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은 전체 시장 영향을 가늠하는 데 결정적이다. 비트코인의 60,000달러 선도 주시해야 한다. 이 지지선이 유지되면 여기가 단기 바닥이 될 수 있지만, 만약 깨진다면 매도세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참고자료

  1. Bitcoin drops to $63,000 as U.S. and Israel launch strikes on Iran - CoinDesk
  2. Crypto Market Loses $75B After Israel Strikes Iran - BitcoinEthereumNews
  3. What Triggered Bitcoin's Major Selloff in February 2026? - VanEck
  4. Bitcoin ETFs bleed $3.8 billion in historic five-week outflow streak - CoinDesk
  5. Bitcoin could see further downside as Iran attacks U.S. bases - Coin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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