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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테크가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서 AI를 쓰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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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테크가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서 AI를 쓰게 하고 있다

진짜로 자동차를 나눠주고 있다

중국 최대 테크 기업들이 설 연휴를 역사상 가장 비싼 AI 사용자 확보 캠페인으로 바꿔버렸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가 합쳐서 **450억 위안(약 6조 5천억 원)**을 현금, 고급 자동차, 로봇, 전자기기, 디지털 홍바오(세뱃돈)로 뿌렸다. 목표는 단 하나: 수억 명의 중국 소비자가 자사 AI 챗봇에 중독되게 만드는 것이다.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豆包)는 2월 16일 중국에서 가장 시청률 높은 춘완(춘절 갈라)에서 10만 개 이상의 경품을 풀었다. 실제 자동차와 최대 8,888위안(약 180만 원) 현금 봉투가 포함됐다. 알리바바의 치엔원(Qwen)은 "30억 위안 설 특별 이벤트"를 출시했는데, 한 잔에 0.01위안짜리 버블티를 포함해 9시간 만에 1,000만 건 이상 주문이 쏟아졌고, 6일 만에 그 숫자는 1억 2,000만 건으로 폭증했다. 주문의 절반 가까이가 농촌 지역에서 나왔다. 텐센트의 위엔바오(Yuanbao)는 10억 위안을 순수 현금으로 뿌렸고, 14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무료 차트 1위에 올랐다. 바이두는 어니(Ernie) 챗봇을 위해 5억 위안 캠페인을 먼저 시작했다.

이건 일반적인 마케팅 비용이 아니다. 10억 중국 소비자가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의 미래를 건 전면전이다.

왜 지금인가

타이밍은 의도적이다. 설 연휴는 중국의 거의 모든 사람이 폰을 들고 있는 시기다. 홍바오를 보내거나, 갈라를 보거나, 가족과 채팅하거나. 연중 최대 사용자 참여 구간이고, 테크 기업들은 수년간 이 시기를 신제품 홍보에 활용해왔다. 2026년에 다른 점은 홍보하는 제품이 결제 앱이나 게임이 아니라 AI 어시스턴트라는 것이다.

전략적 논리는 단순하면서도 잔인하다. 이 시기에 자사 AI 챗봇의 사용자를 가장 많이 확보하는 기업이 막대한 선점 우위를 갖게 된다. 소셜 미디어나 이커머스처럼 여러 앱을 동시에 쓰는 것과 달리, AI 어시스턴트는 한번 습관이 들면 잘 바꾸지 않는다. 더우바오나 치엔원에게 일상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데 익숙해지면, 경쟁사로 갈아타는 건 귀찮은 일이 된다. 기업들은 이걸 알기에 중국 소비자가 습관을 들이는 첫 번째 AI 어시스턴트가 되기 위해 수조 원을 쏟고 있다.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 찰리 다이는 CNBC에 "기업들은 경쟁사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전에 사용자를 잡고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고위험 경쟁 중"이라고 말했다. 2026년 홍바오 전쟁은 설에 관한 게 아니다. 향후 10년간 인간과 AI 사이의 주요 인터페이스를 누가 차지하느냐의 문제다.

4파전의 양상

각 기업이 전쟁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 전략은 더 큰 AI 야망을 보여준다.

바이트댄스는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활용하고 있다. 더우바오는 틱톡의 중국 버전 더우인과 통합돼 있고, 같은 주에 시던스(Seedance) 2.0 영상 생성 모델도 출시됐다. AI와 콘텐츠 창작의 결합이 무적의 조합이라는 데 베팅하는 것이다. 더우바오를 단순 챗봇이 아니라 이미 플랫폼에 있는 수억 명을 위한 창작 도구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커머스 루트를 택했다. 치엔원의 보조금은 쇼핑과 직접 연결돼, AI가 딜을 찾고, 주문하고, 서비스에 접근하는 걸 돕는다. 0.01위안 버블티 프로모션은 소비자에게 AI가 체감되는 방식으로 돈을 절약해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알리바바가 30억 위안으로 가장 큰 자금을 투입한 이유가 있다. 다른 회사의 AI가 기본 쇼핑 어시스턴트가 되면 알리바바의 핵심 사업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소셜 각도로 접근한다. 위엔바오는 이미 월간 활성 사용자 10억 명을 넘긴 위챗을 통해 밀고 있다. 텐센트는 새 사용자를 획득할 필요가 아니라 기존 사용자를 AI 사용자로 전환하면 된다. 10억 위안 현금 인센티브는 가장 단순한 제안이다: AI를 쓰면, 돈을 준다.

바이두는 기술적으로 선발주자였다. 1월 26일에 5억 위안 캠페인을 경쟁사보다 몇 주 먼저 시작했다. 바이두는 네 기업 중 AI 역사가 가장 길지만 소비자 플랫폼이 가장 약하다. 어니 챗봇은 기술적으로 강하지만 내장 유통 채널이 있는 경쟁사들에게 밀려 사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이징이 지켜보고 있다

모든 사람이 이 지출을 반기는 건 아니다. 중국 최고 시장 규제 기관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바이두, 텐센트, 징둥, 메이퇀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을 소환해 이른바 "내권화" 경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내권은 모든 참여자가 자원을 쏟아붓지만 결국 모두가 더 나빠지는 파괴적이고 제로섬적인 경쟁을 뜻하는 중국 용어다. 베이징은 이전에도 전기차와 배달 앱 보조금 전쟁을 단속할 때 이 프레임을 사용했다. 규제 당국은 기업들에게 "공정하고 경쟁적인 시장 환경을 공동으로 유지해 플랫폼 경제의 혁신과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라"고 말했다.

이 경고는 베이징이 AI 발전을 지지하면서도 2010년대 차량 호출과 배달 앱 보조금 전쟁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다. 당시 기업들은 보조금이 끊기자마자 떠나는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태웠다. 정부가 원하는 건 지속 가능한 AI 채택이지, 거품이 아니다.

딥시크가 시작한 것

이 경쟁의 강도는 한 회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딥시크(DeepSeek). 항저우의 이 스타트업이 2025년 1월 R1 모델을 출시했을 때, 서구 기업들이 쓰는 비용의 극히 일부로 경쟁력 있는 AI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딥시크의 성공은 1,000억 달러짜리 데이터센터 없이도 유용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중국 AI 시장을 뒤집어놓았다.

그게 가격 전쟁을 촉발했다. 중국 내 AI 모델 API 비용이 2025년에 90% 이상 폭락했다. 쿼리당 달러 단위이던 것이 이제 센트의 소수점 단위다. 모델 레이어의 상품화는 기업들을 유통 경쟁으로 내몰았다. 모델 자체가 저렴하고 대체로 비슷하다면, 승리는 누가 가장 많은 사용자를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느냐에 달려 있다.

설 연휴 캠페인은 그 변화의 논리적 귀결이다. 모델 품질로 크게 차별화할 수 없으니 사용자 확보로 차별화하는 것이다. 10년 전 차량 호출 앱들이 쓴 것과 같은 전략이고, 그 결말이 어떠했는지는 모두가 기억한다: 승자 하나(디디)와 나머지 모두가 태운 수십억 달러.

글로벌 AI에 미치는 영향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국경을 넘어서는 시사점이 있다. 미국 AI 기업들이 기업용 계약과 프리미엄 구독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 기업들은 AI를 무료로 만들거나 심지어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서 쓰게 하고 있다. 그 결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AI 채택 곡선이다.

인도는 이미 주간 활성 ChatGPT 사용자가 1억 명이라고 샘 올트먼이 지난주 인도 AI 서밋에서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보조금 캠페인을 통해 잠재적으로 몇 주 만에 수억 명의 AI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규모의 채택이 더 나은 데이터, 더 나은 파인튜닝, 더 나은 실제 응용으로 이어진다면, 글로벌 AI 경쟁의 역학이 크게 바뀔 수 있다.

CNBC는 중국의 기술 충격이 "미국의 AI 독점을 위협한다"고 보도하며 이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것이 과장인지 현실인지는 홍바오가 끝난 뒤에 달려 있다. 이 사용자들이 남아서 실제로 AI를 일상에 통합한다면, 중국은 실리콘밸리의 어떤 벤처 캐피털 투자도 달성하지 못한 것을 이뤄낸 셈이다: 수억 명 단위의 대중 소비자 AI 채택.

돈이 멈추면 어떻게 되나

핵심 질문은 현금 경품으로 확보한 사용자들이 보조금이 끝난 뒤에도 AI 어시스턴트를 계속 쓸 것인가다. 역사는 많은 사용자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한다. 디디 vs 우버 차이나, 메이퇀 vs 어러머 등 중국의 이전 보조금 전쟁은 정상 가격이 돌아오면 가격에 민감한 사용자 대부분이 이탈한다는 걸 보여줬다.

하지만 반론이 있다: AI 어시스턴트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일회성 거래인 택시 탑승과 달리, 사용자의 선호를 학습하고 워크플로의 일부가 되는 AI 어시스턴트는 진정한 전환 비용을 만든다. 알리바바의 치엔원이 더 똑똑한 쇼핑을 돕거나,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가 더 나은 콘텐츠 제작을 돕는다면, 그 가치 제안은 보조금 기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

앞으로 몇 달이 시험대가 될 것이다. 설 연휴 열기가 식은 뒤 사용자 유지율을 주목하자. 베이징의 내권화 경고가 실제 규제 조치로 이어지는지 지켜보자. 그리고 대중 채택을 보조하는 중국의 접근법이 기업에게 비싼 엔터프라이즈 도구를 파는 서구의 접근법보다 효과적인 전략인지 지켜보자. 그 답이 글로벌 AI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줄 것이다.

참고자료

  1. China's tech titans are giving away money and cars in 'The Lunar New Year AI War' - CNBC
  2. Alibaba Pledges $432 Million in Lunar New Year AI Subsidy War - Caixin Global
  3. Beijing warns tech giants to curb 'involution' amid AI giveaway war - South China Morning Post
  4. Billions in red envelopes: Inside the battle for China's AI super-app future - Inside Retail Asia
  5. China's tech shock threatens the U.S. AI monopoly and is 'just getting started' - 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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